분류 전체보기 (46) 썸네일형 리스트형 01 그래, 아무리 바라도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며 끝없이 갈구하는 건… 서글픈 일이지. …네게 해를 가하고 싶은 건 아닌데. 떫은 것과 단 것, 둘을 번갈아가며 줘야 하는 걸까? 네가, 죽음의 무게를 지지 않았으면 해. 죽음이 너에게 마냥 먼 일이었으면 좋겠어. …필사의 생을 사는 이들에게, 불가능한 일이지만. 00 인간의 생이란 짧고도 짧아서, 한 평생을 꾸준히 해온다면 그것또한 영원일 수 있겠지. 네가 바란다면 새로운 버릇 정도야 만들 수 있고… 어리석어도 바라게 되는 게 사람의 마음이야. 무한, 영원. 언제까지나… 그런 단어들이 사어가 되는 일은, 인간이 죄 죽어버리는 날까지 없겠지. 죽어버리기 전에 말해줘, 이 정도면 됐다고. 그리고, …죽는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 만약을 상상하게 되잖니. *기종이 아이폰이라… 위치 늘릴 방도가 없었습니다 편한 방식으로 이어주세용… 계율 그 첫째 : 사랑하고 사랑받으라, 하염없이! 처음부터 돌아보자. 애초에 리첸티아 블리스 서머싯은 태생적으로 자아라고 할 만한 게 희박한 아이였다. 막 첫 숨을 들이킬 때의 울음조차 고요한 아이. 부모를 빼다박아 외관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으나 그 본질은 무생물에 가까웠다. 투명한 수정의 원석. 아이의 말간 눈동자를 바라보며, 서머싯 부부는 이 아이를 사랑으로 채워주자고 다짐했다. 애정으로 세공하여 꽃을 피우자. 리첸티아, 블리스. 방종과 축복, 행복을 가득 기원하며 이름을 짓고 태어나던 날 가장 만개하던 라일락 꽃으로 애칭을 정해 불렀다. lilas, 보석정원의 하나 있는 라일락, 사랑스러운 우리의 리라. 너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네 발 밑에는 레이스를 깔고 요람은 보석으로 장식해줄게. 찬연한 애정을 세례받으며 그들 아이가 숨을 내쉬었다... 낭만이 숨을 죽인다 리첸티아 블리스 서머싯은 사실, 스스로의 두려움을 잘 알았다. 무언가를 가장 사랑하는 이의 숙명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장 사랑하면서도, 그것이 어느날 스러지고 사라지는 것을 못 견뎌 결국 그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 사랑이어서. 그는 제 앞에 나타난 보가트가 이렇게 변할 줄 알았고,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어느 정도는 해뒀다. 저것은 환상, 거짓의 일종. 감히 사랑하는 나의 서머싯을 흉내내어 균열을 만들어내려는 그릇되고 잘못된 것. 봄날 꽃내음이 얼마나 향기롭게 풍겨오던, 분홍색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것과 라일락색 눈이 싱그럽게 반짝거린다 하여도, 저 웃음소리가 얼마나 달큰하게 귀에 들려와도… 이건 환상이고, 깨어져야 마땅한 것이라고……, 아, 그러나 사랑이 발명된 이후로 인류는 항상 그것.. 계명 : 너는 악을 부정하지 말지어다. 병증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오래 앓아온 지병이고 불치병이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것을 믿지 못하여 헤매일 것이고 맹목과 맹신을 경계하겠지. 다만, 그래, 적어도 네가... 그들처럼 나를 버려둘 것 같지는 않으니까. 아닐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깨달음의 뒤에 더 높은 어딘가로 나아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에 많은 이들처럼 그 멀리로 가버릴 수 있겠지. 나는 언제나 같은 사람이었고 특별한 깨달음 같은 건 없었으니 계속 이 공간에 남아있을테고. 손을 뒤로 더 뻗어 티나지 않을 만큼만 너의 옷자락을 쥔다. 나는 이제 무언가에 절절해지는 법 같은 거 모르게 됐으니 너는 진실로 어디든 갈 수 있으며, 너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 " 너도. 나를 오늘에 남겨둘 거라면 너 또한 내일로 나아가지마라. .. 데리러 갈테니까. (왜 새를 벗어나질 못하지?) 그래, 너 실컷 웃고 살다보면 누가 저리 시끄럽게 웃고 다니나 궁금해서라도 들여다보러 올거야. 보고 싶은 만큼 실컷 볼테니 너 혹시라도 내가 외롭게 있을 것 같다거나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너 혼자 있다 생각해서 외로워 하지도 말고. (혼령 되니까 너 위에 있는 거 생각 안 하고 마구 쓰다듬을 수 있다는 게 재밌긴 해서…) 알아서 잘 말하면 내가 대충 곱씹으면서 알아들어 볼게. 말 멈추지는 말고. 내가 못 본 부분 있을까 집중해서 들을테니까. (볼 좍좍 늘려지면서 뚜웅……) 아기부엉이가 영 불량이라서 내 가르침이 좀 잘못된 것 같단 말야. 분리되어 있다보면 네 문제점이든 내 문제점이든 보이겠거니 싶었는데. 할배 고생시키지 말고 같은 아기부엉이 친구들이랑 잘 놀고 있어, 나.. 서일고등학교 2학년 3반 전원. 멍한 정신을 일깨우려 눈꺼풀을 들어본다. 깜박거림은 느리다. 창 밖이 붉었던가, 파랗던가, 꺼멓던가 흐렸던가도 감 잡지 못한다. 이제 나는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없어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줄도 모른다. 죽어서 잊혀가는 이들이 다 그렇지. 사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하는 시간 내내 내도록 불편했다. 너희는 이상하게 정이 많고 쉽게도 슬퍼하여서, 항상 사진관 앞 유리창 안의 대형액자에 걸린 단란한 가족사진처럼 내게 닿을 수 없는 것 같았거든. 그 안에 감히 내가 끼어서 이 그림을 망칠까 하는 게 그토록 염려되었다. 내가 하는 말을 너희가 듣고, 그게 너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지독할 만큼 끔찍했다. 내가 바라던 건 언제나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러니까, 그래, 나를 오래도록 잠식한 그 허함과 존재를 같이 하여.. 믿고 있을게. (아무래도 잠 푹 자고 하다보니…) 그런가보다. 그래, 믿고 있을게. 안 잊어버리고 다 기억하고 있을 거고… 너 인생 재밌게 살고 있는 것 같으면 붙어서 구경도 좀 해줄테니. 아, 이러면 나중에 얘기 들을 때 재미가 없으려나. (흠… 하다가 다시 네 머리 위 쓰담뽀담토닥 해줌…) 오래 재밌게 사는 김에 말솜씨도 길러서 와. 네가 사는 거 봤어도 나중에 네 얘기 들으면 재밌을 수 밖에 없도록. 재밌는 일에 나만 빼놓았으니 안 삐칠 자신은 없는데. 재능 없는 일에 쩔쩔매는 너 구경이나 하면서 마음 달래볼게. 이전 1 2 3 4 5 6 다음